비특이적 방어기능: 면역계
비특이적 방어기능이 감염원을 퇴치시키지 못하면 면역계(immune system)가 제 3의 방어선으로 작용한다. 면역계는 침입한 특정한 종류의 미생물과 암세포(우리 몸에서는 외부 세포로 인식된다.)를 인식하여 공격한다. 우리 몸의 현관과 림프계에 퍼져서 존재하는 막대한 수(2조 이상)의 세포들로 구성된 면역계는 정교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감염에 대한 반응을 수행하고 있다.
비특이적 반응은 다양한 감염에 대항하여 항상 싸울 준비를 갖추고 있지만 면역반응은 사전 준비가(primed) 필요하다. 항원(antigen)은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외래 물질이다. 대부분의 항원은 바이러스나 외부 세포(세균, 원생동물, 기생충 등의) 표면에 존재하는 분자이다. 항원은 또한 곰팡이 포자, 암세포, 꽃가루, 집먼지 등으로부터 유래한 분자일 수도 있고 이식된 조직의 세포 표면에 존재한 것일 수도 있다.
면역계가 항원을 인식하며 항체라고 불리는 방어단백질을 생산한다. 항체(antibody)는 혈청 중에 존재하며 한 종류의 특정 항원에만 부착하여 그에 대해 대항하도록 한다. 어떤 항원에 대항하여 생상된 항체는 대개 다른 종류의 물질에 대해서는 효과가 없다. 즉, 매우 특이적이다.
특이적이라는 점 외에도 면역계는 놀라운 "기억력(memory)"을 가지고 있다. 즉, 면역계는 이전에 만났던 항원을 기억할 수 있고 그 항원을 두 번 또는 그 이후에 또 만나게 되면 훨씬 더 강하고 신속하게 반응할 수 한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천연두에 걸리면 면역계가 이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어떤 분자를 기억한다. 그 바이러스가 다시 침투하게 되면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면역계가 신속하고 결정적인 공격을 통해 바이러스를 파괴한다. 따라서 면역반응은 비특이적 방어기능과는 달리 적응성(adaptive)을 지니고 있다. 즉, 특정 외부 물질에 노출됨으로써 같은 종류의 물질에 대한 장차의 반응이 증강되는 것이다.
면역(immunity)이라는 말은 특정 침입자에 대한 저항력을 의미한다. 면역은 대게 자연적인 감염을 통해 획득되나 예방접종(vaccination) 또는 면역을 시켜서(immunization)도 얻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는 면역계가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의 무해 변종 또는 그 미생물의 성분 일부로 만들어진 백신(vaccine)와 만나게 된다. 백신은 면역계를 자극하여 이 변종 미생물에 대하여 방어 기능을 갖추도록 해준다. 이 방어 기능은 진짜 병원성 미생물에 대해서도 작동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이들이 같은 항원을 가지고 있기 떄문이다. 어떤 사람이 완전히 면역이 되었다면(vaccinated) 그 미생물에 대해 노출되었을 때 면역계가 신속하게 반응하게 된다.
미국에서는 어린이들에 대한 광범위한 예방접종을 통해 천연두, 이하선염, 홍역 등의 바이러스 질환들이 사실상 퇴치되었다. 현대 예방접종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예 중의 하나는 천연두이다. 천연두는 1950년대 전 세계적으로 매년 5천만 이상의 인구를 감염시켰던 치명적인 바이러스 질환이다. 대대적인 예방접종이 효과를 나타냄으로써 1977년 이래 천연두 환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항원이 자연적으로 신체로 침입하거나 (예를 들면, 감기에 걸린 경우), 인위적으로 노출시키거나 (예를 들면 독감 예방접종을 한 경우), 결과적으로 얻은 면역은 능동 면역(active immunity)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우리 몸이 자극되어 스스로 항체를 생산하여 방어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이미 만들어진 항체를 주입으로써 수동 면역(passive immunity)을 획득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태아는 어머니의 혈액으로부터 항체를 얻을 수 있으며, 여행자들에게 때로는 여행 중에 만날 수 있는 병원성미생물에 대한 항체를 주사할 수도 있다. 또 다른 예는 독사에 물렸을 때인데, 뱀독을 주사한 동물로부터 얻은 뱀독에 대한 항체를 주입하여 해독시킬 수 있다. 수동 면역은 일시적으로 작용하는데 항체를 받은 사람의 면역계는 항원에 의해 자극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면역은 항체가 존재하는 기간-보통 수주에서 수 개월-동안 지속된다.